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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시대에 왜 CD를 살까: 케이팝을 움직이는 '포토카드 경제'의 비밀

culture2026-08-28 · 1 min read · 45 reads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듣는 시대에 케이팝 팬들은 여전히 실물 음반을 산다. 2026년 상반기에만 약 4,950만 장이 팔린 이 현상의 비밀은 음악이 아니라 앨범 속 작은 포토카드에 있다.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듣는 시대에, 케이팝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여준다. 팬들은 여전히 실물 음반을 산다. 그것도 엄청난 규모로 말이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에만 약 4,950만 장의 실물 음반이 팔렸는데, 이 놀라운 숫자의 진짜 비밀은 음악 그 자체가 아니라 앨범 속에 든 작은 카드 한 장에 숨어 있다.

음악보다 카드: 포토카드의 힘

케이팝 앨범에는 멤버들의 사진이 인쇄된 '포토카드'가 무작위로 들어 있다. 어떤 카드가 나올지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팬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멤버, 이른바 '최애'의 카드를 얻기 위해 같은 앨범을 여러 장 구매한다. 중복으로 나온 카드는 팬들 사이에서 사고팔거나 교환하며, 마치 수집용 트레이딩 카드처럼 소중하게 다뤄진다.

희소성이 만드는 수집 경제

포토카드 경제는 결국 팬과 아티스트를 잇는 강한 유대에서 출발한다.
포토카드 경제는 결국 팬과 아티스트를 잇는 강한 유대에서 출발한다.

이 구조의 핵심은 철저한 '희소성'이다. 예를 들어 멤버가 일곱 명인 그룹이 한 번의 컴백에서 네 종류의 앨범과 멤버당 네 가지 버전의 카드를 낸다면, 한 번에 백 종류가 넘는 서로 다른 카드가 생겨난다. 발매량이 적은 인기 멤버의 카드는 이후 앨범 가격의 몇 배가 넘는 값에 되팔리기도 하며, 별도의 거래 시장까지 형성한다.

플레이어 없이 사는 CD

흥미로운 점은, 실물 CD를 사는 많은 젊은 소비자들이 정작 CD 플레이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CD를 구매하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상당수가 재생 기기가 아예 없다고 답했다. 다시 말해 이들에게 음반은 '듣기 위한 물건'이라기보다, '소장하고 애정을 증명하기 위한 물건'에 훨씬 가깝다.

숫자로 보는 실물 음반의 부활

이 현상은 통계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CD 판매량은 약 16퍼센트 늘었고, 그중 케이팝 음반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평균적인 팬이 같은 앨범을 세 장 이상 소유한다는 분석도 있다. 스트리밍이 음악 소비를 지배하는 시대에, 케이팝은 오히려 죽어가던 실물 음반 시장을 되살려 놓은 셈이다.

물론 그림자도 분명히 존재한다. 카드 한 장을 위해 수십 장의 앨범을 사는 소비 방식은 환경 문제와 과소비 논란을 함께 낳는다. 그럼에도 포토카드 경제는 팬과 아티스트를 잇는 강력한 유대이자, 오늘날 케이팝 산업을 떠받치는 독특한 엔진으로 남아 있다. 음악을 넘어선 '소유의 경험'이 지금의 케이팝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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